
셀러 정리하다가 이 둘이 나란히 있는 걸 보고, 아 이거 같이 올려야겠다 싶었다.
티냐넬로랑 솔라이아. 둘 다 안티노리에서 만드는 이탈리아 와인인데, 사실 이 두 와인은 형제지간이라고 해도 맞는 말이다.
같은 토스카나 땅, 같은 와이너리에서 나왔는데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른지 — 그게 오늘 얘기다.
티냐넬로, 슈퍼 투스칸의 원조

티냐넬로는 1971년 안티노리가 처음 만들기 시작한 와인이다.
이탈리아 와인 하면 보통 산지오베제 품종인데, 여기에 카베르네 소비뇽을 섞었다. 당시엔 이게 얼마나 파격적인 일이었냐면, 이탈리아 와인 규정상 등급을 아예 못 받을 정도였다. 그래서 티냐넬로는 지금도 공식 등급 없이 그냥 토스카나 IGT다.
근데 오히려 그게 슈퍼 투스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유가 됐다. 규정 밖에서 만들었지만 품질로 인정받은 와인들을 그렇게 부른다.
2018년 빈티지는 토스카나에서 상당히 잘 나온 해다. 여름이 더웠지만 일교차가 컸다고 알려져 있다. 포도가 충분히 익으면서도 산도가 살아있어서, 마셔보면 과일 풍미가 진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느낌이 있다.

솔라이아, 티냐넬로의 그늘에서 나온 형

솔라이아는 티냐넬로보다 나중에 나왔다. 1978년 첫 빈티지.
티냐넬로 밭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비율이 높은 블록만 따로 떼어서 만들기 시작한 게 솔라이아다.
티냐넬로가 산지오베제 80% 위주라면, 솔라이아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75% 이상이다. 품종 구성만 보면 거의 보르도 스타일에 가깝다. 그래서 두 와인을 나란히 마셔보면 같은 집에서 나왔다는 게 신기할 만큼 다른 인상을 준다.
솔라이아 2016은 빈티지 평가가 특히 좋다. 서늘한 기후 덕에 탄닌이 세련되게 잡혔다고들 하고, 지금 마셔도 좋지만 몇 년 더 기다리면 더 좋아질 거라는 얘기도 많다.

그래서 둘 중에 뭐가 더 좋냐고?
이게 답하기 제일 어려운 질문인데.
일반적으로 솔라이아가 더 고가고 생산량도 적다. 점수도 솔라이아가 조금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근데 취향 얘기를 하면, 이탈리아 와인 특유의 느낌을 좋아한다면 티냐넬로가 더 가깝다. 산지오베제 특유의 산미랑 체리 계열 과일 풍미가 확실히 살아있다. 솔라이아는 좀 더 무겁고 묵직하고, 오크 뉘앙스가 강하다.
이 두 병은 일본 에노테카에서 구입한 거다. 에노테카는 이탈리아 와인 전문 수입사인데, 일본에서 워낙 유명하고 품질 관리가 좋다고 알려져 있어서 믿고 사는 편이다.
마무리
티냐넬로와 솔라이아를 한 자리에 놓고 보면 꽤 재미있다.
같은 밭, 같은 메이커, 같은 토스카나인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두 와인.
아직 언제 딸지는 정하지 않았는데, 둘 다 좀 더 기다리면 더 좋아질 것 같아서 일단은 셀러로 돌아갔다.
#티냐넬로 #솔라이아 #안티노리 #슈퍼투스칸 #이탈리아와인 #토스카나와인 #코르크다이어리 #와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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