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테라스 자리에 앉자마자 와인부터 꺼냈어요. 오늘 들고 간 건 코스트코에서 사 둔 커클랜드 시그니처 바롤로예요. 잔도 집에서 쓰던 리델 잔을 챙겨 갔어요. 다리 없는 텀블러 모양이라 가방에 넣어도 부담이 없어요.
강아지 도도도 같이 갔어요. 이날 간 곳은 반려견 동반이 되는 단골 카페라 도도는 옆 의자에 올라가서 바닷바람 맞으며 얌전히 있어 줬어요.
바롤로가 뭔데 코스트코 와인이 화제일까
바롤로는 이탈리아 북서쪽 피에몬테 지방의 바롤로 마을 일대에서 네비올로라는 포도로만 만드는 레드와인이에요. 이탈리아에서도 '와인의 왕'이라고 부를 만큼 대접받는 와인이고, 법으로 최소 숙성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보통은 가격대가 꽤 높아요.
그런데 코스트코 PB(자체 브랜드)인 커클랜드에서 바롤로가 나오니까 "이 가격에 바롤로가 된다고?" 하는 반응이 많아요. 미국에서도 현지 바롤로 절반 가격에 맛은 괜찮다는 리뷰가 꽤 있어요.

| 항목 | 내용 |
|---|---|
| 이름 | 커클랜드 시그니처 바롤로 (Kirkland Signature Barolo) |
| 나라 / 지역 | 이탈리아 / 피에몬테 |
| 포도 품종 | 네비올로 100% |
| 빈티지 | 2022 |
| 등급 | DOCG (이탈리아 와인 최고 등급) |
| 만든 곳 | Casa E. di Mirafiore & Fontanafredda (세랄룽가 달바) |
| 도수 / 용량 | 14.5% / 750ml |
| 산 곳 | 코스트코 |
| 가격 | 2만원 중반 (제가 산 날 기준) |
가격은 매장이랑 시기마다 조금씩 달라서 사실 때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집에 와서 라벨을 다시 봤더니
바다에서는 마시느라 라벨을 제대로 못 봤는데, 집에 와서 빈 병을 다시 들여다봤어요. 앞 라벨에 크게 2022라고 적혀 있고, 아래에 작게 Serralunga d'Alba(세랄룽가 달바)라는 마을 이름이 있어요. 바롤로 안에서도 힘 있는 와인이 나오는 마을로 알려진 곳이에요.

병목에는 DOCG 띠가 붙어 있어요. 이탈리아 와인 등급 중 제일 높은 등급이라 정부 인증 번호가 찍힌 띠를 붙여서 내보내요. 뒷 라벨을 보니 만든 곳은 Casa E. di Mirafiore & Fontanafredda, 바롤로 쪽에서 오래된 와이너리로 이름 있는 폰타나프레다였어요. 코스트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만든 곳은 제대로 된 바롤로 와이너리인 거죠.

뒷 라벨 영어 설명에는 진한 가넷 색에 바닐라, 장미 꽃잎 향이 나고, 블랙커런트랑 감초 맛이 있으며 오래 두고 숙성하기 좋다고 적혀 있어요. 도수는 14.5%로 꽤 높은 편이에요. 2022년이면 바롤로치고는 아직 어린 와인이라, 처음 땄을 때 떫은맛이 셌던 게 이해가 됐어요. 몇 병 사 두고 1~2년 뒤에 하나씩 따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잔을 왜 굳이 챙겨 갔냐면
밖에 와인 들고 나갈 때는 다리 없는 리델 텀블러 잔을 자주 챙겨요. 다리가 없으니 가방에 넣어도 잘 안 깨지고, 바람 부는 테라스에서도 잘 안 넘어져요. 그래도 와인잔 모양은 그대로라 향은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바롤로는 처음 따면 떫은맛(타닌)이 꽤 세게 느껴지는 와인이라, 잔에 따라 두고 조금 돌려 주면 향이 올라오면서 부드러워져요.
이날도 따르자마자 한 모금 마셨을 땐 좀 떫었는데, 피자 기다리는 동안 잔에 두고 몇 번 돌렸더니 훨씬 편하게 넘어갔어요. 바닷바람 맞으면서 잔 돌리고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피자랑은 어땠냐면
피자는 두 판 시켰어요. 토마토 올라간 피자 하나, 치즈만 듬뿍 올린 하얀 피자 하나요.
토마토 피자랑 바롤로가 특히 잘 맞았어요. 바롤로가 산미가 있는 와인이라 토마토의 새콤함이랑 부딪히지 않아요. 하얀 치즈 피자는 기름진 맛을 와인이 깔끔하게 정리해 줘서 번갈아 먹기 좋았어요. 비싼 안주 없이 피자 두 판이면 충분했어요.

와인 들고 바다 가실 때
카페 이름은 저희 가족 아지트라 비밀로 할게요. 대신 와인 들고 나갈 때 챙기는 것만 적어 둘게요.
- 와인을 들고 가도 되는 곳인지, 콜키지(와인을 들고 갈 때 내는 비용)가 있는지 먼저 물어보기
- 잔은 다리 없는 텀블러 잔이 제일 편해요. 깨질 걱정이 덜하고 바람 부는 테라스에서도 안 넘어져요.
- 강아지랑 가면 반려견 동반 되는 자리인지 미리 확인하기
마셔 보고 내린 결론
데일리 와인으로는 가성비 갑이에요. 셀러에 아껴 두는 비싼 바롤로는 따기까지 한참 고민하게 되는데, 이건 2만원 중반이라 생각날 때 부담 없이 딸 수 있어요. 그렇다고 맛이 가볍기만 한 것도 아니라 바롤로 특유의 떫은맛이랑 산미는 제대로 있어요.
바다까지 들고 가기에도 마음이 편했어요. 다음에 송정 가면 이번엔 화이트 한 병 들고 가 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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