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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랑 먹어본 것

집 스테이크에 코트로티 2011, 어제 화이트 다음 오늘은 레드

by 코르크맘 2026.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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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소고기 소금구이에 화이트를 마셨는데, 오늘은 레드였어요.

저녁 무렵 아들이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장 보러 나갈 틈도 없어서 부랴부랴 집에 있던 소고기로 스테이크를 구웠어요. 그릴팬에 마늘이랑 양파, 팽이버섯을 같이 올리고 고기는 두툼하게 썰어서요.

이틀 연달아 소고기를 먹게 됐는데, 마침 와인은 어제와 정반대로 골랐어요. 어제가 부르고뉴 화이트였다면 오늘은 론 북부의 진한 레드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무거운 레드였고 스테이크랑 정말 잘 어울렸어요.

1. 오늘 꺼낸 와인, 강글로프 코트로티 2011

마틸드 에 이브 강글로프 라 세렌 누아르 코트로티 2011이에요.

라벨부터 눈에 띄죠. 와인 라벨이라기보다 그림 한 점 같아요. 이 그림은 생산자 이브 강글로프의 형이 그린 거래요. 형이 화가라서 이 집 와인은 해마다 이렇게 그림 라벨을 붙여 나온다고 해요.

이브 강글로프는 원래 알자스 사람인데, 화가인 형을 보러 론 북부의 콩드리외에 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았대요. 처음엔 포도만 키워서 팔다가 1987년부터 직접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요. 기타를 좋아해서 오래된 기타를 잔뜩 모으는 사람이라는 얘기도 있어요. 와인 만드는 사람 얘기가 이렇게 재밌으면 한 잔 따를 때 괜히 라벨을 한 번 더 보게 돼요.

2. 코트로티는 어떤 와인일까

코트로티는 프랑스 론 강 북쪽, 아주 가파른 비탈에 있는 마을이에요. 이름을 풀면 '구운 언덕'이라는 뜻인데, 해가 그만큼 쨍쨍하게 드는 언덕이라 붙은 이름이래요.

여기서는 시라라는 품종으로 레드를 만들어요. 호주에서는 같은 품종을 쉬라즈라고 부르고요. 코트로티는 시라에 화이트 품종인 비오니에를 조금 섞기도 하는데, 오늘 마신 라 세렌 누아르는 시라만 100% 썼어요.

이 와인은 60년이 넘은 포도나무에서 딴 포도로 만들고, 오크통에서 2년을 숙성한다고 해요. 소개 글을 찾아보니 후추 향, 검은 과일, 돌 같은 광물 느낌이 특징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3. 뒷 라벨에서 확인한 것

이 와인은 남편이 일본에서 사 온 거예요. 그래서 뒷면에 일본어 스티커가 붙어 있어요. 일본 수입사 BB&R, 그러니까 영국의 오래된 와인 상점 베리 브라더스 앤 러드의 일본 법인을 통해 들어온 병이에요.

항목 내용
와인 라 세렌 누아르 코트로티
생산자 마틸드 에 이브 강글로프
빈티지 2011
품종 시라 100%
숙성 오크통 2년
용량 750ml
구입 남편이 일본에서 구입 (BB&R 수입)

2011년산이니까 올해로 15년이 된 와인이에요. 코트로티는 어릴 때 단단한 편이라 시간이 좀 지나서 마시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4. 집에 있는 걸로 부랴부랴 차린 스테이크

갑자기 차린 저녁이라 특별한 건 없었어요. 집에 있던 소고기를 두툼하게 썰고, 그릴팬에 통마늘, 큼직하게 썬 양파, 팽이버섯을 같이 올렸어요.

휴대용 버너를 식탁에 올려 두고 바로 구워 가며 먹었어요. 아들이 먹고 싶다던 고기를 급하게라도 차려 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5. 어제는 화이트, 오늘은 레드

이틀 연달아 소고기를 먹으면서 와인만 바꿔 본 셈이 됐어요.

어제는 간을 세게 하지 않은 소금구이라 화이트도 잘 어울렸어요. 오늘은 두툼하게 구운 스테이크에 시라로 만든 진한 레드를 골랐어요.

마셔 보니 맛이 꽤 무거웠어요. 가볍게 넘어가는 와인이 아니라 입안에 묵직하게 남는 쪽이에요. 그런데 이게 고기랑 진짜 잘 어울렸어요. 스테이크 한 점에 한 모금씩 곁들이니 둘이 정말 잘 맞았어요. 어제 화이트가 "의외로 괜찮네"였다면, 오늘은 "역시 고기엔 이거지" 쪽이었어요.

같은 소고기라도 어떻게 굽고 뭘 곁들이느냐에 따라 와인 고르는 재미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6. 다음에는

고기는 무조건 레드라는 생각을 어제 내려놓았는데, 오늘 다시 레드를 마셔 보니 둘 다 나름의 자리가 있는 것 같아요. 담백하게 먹는 날엔 화이트, 두툼하게 구운 날엔 레드. 다음에 소고기를 구우면 그날 굽는 방식부터 보고 와인을 골라 보려고요.

셀러에 코트로티가 한 병 있다면, 스테이크 굽는 날 꺼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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